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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큐의 경제학

높은 세율이 성장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다

by 우주토마토 2022.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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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세율이 성장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다 - Peter Diamond and 

미국의 전체 세전 소득에서 상위 1% 고소득자들이 차지하는 몫은 1970년대의 10% 이하에서 2010년에 약 20%로 거의 2배 이상 증가했다. 동시에 최고 소득계층에 대한 평균 연방 소득세율은 현저하게 하락했다. 현재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상위 1%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부과해야 할까? 현재 미국의 소득집중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증세를 통한 잠재적 조세수입 증가는 상당히 클 것이다. 그러나 상위 1% 고소득자에 대해 과세하면 이들의 소득이 대폭 줄어서 조세수입이 거의 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지 않을까? 다시 말해 지금 미국 경제가 유명한 래퍼곡선의 조세수입 극대화 점에 근접했거나 이미 지났다고 할 수 있을까?

 

래퍼곡선은 과세 대상 소득의 탄력성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개념이다. 즉 과세 대상 소득은 세율의 변화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고소득자들은 세전 소득을 매년 조절하여 적용되는 세율을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부금이나 자본소득의 실현 시점을 조절해서 과세 대상 소득을 낮출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근로소득을 자본소득으로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율 변화에 의한 행동의 변화는 별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행 세율과 조세 탄력성을 분석한 우리의 연구 결과에서는 조세수입을 극대화하는 한계 소득세율이 50%에서 70% 사이로 나타났다. 이 세율은 각 개인이 내야 하는 건강보험과 주 및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세율이다. 따라서 우리는 소득세 최고 세율을 레이건 행정부 때의 50% 정도로 인상해도 조세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아마 1970년대의 70%까지 인상해도 조세수입은 증가할 것으로 결론 내렸다. 세금을 회피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자본소득 배당소득에 대한 세율을 올리고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 빠져나갈 구멍을 막고 징세를 강화한다면 세금 회피와 탈세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증세가 경제성장을 저해할까? 미국에서 높은 최고 세율과 높은 경제성장률은 서로 반대로 간 것이 아니라 함께 갔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의 통계를 보면 인구증가율을 감안한 1인당 GDP의 연 증가율은 최고 소득세율이 비교적 낮았던 1980년과 2010년 사이에 1.68%였고, 최고 소득세율이 70%였던 1950년과 1980년 사이에는 2.23%였다.

외국의 사례를 보아도 높은 최고 소득세율이 낮은 성장률의 원이라는 증거는 없다. OECD 회원국들의 경우 1970년대 이후 최고 세율을 낮춘 것과 경제성장 간의 분명한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예를 들어 1970년부터 2010년 사이 미국과 영국의 1인당 실질 GDP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1.8%와 2.03%였다. 그 기간 양국은 소득세율을 극적으로 낮췄다. 같은 기간 동안 프랑스와 독일은 최고 소득세율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음에도 1인당 실질소득이 각각 연평균 1.72%와 1.89% 증가했다. 이 사실이 높은 소득세율이 높은 경제성장을 초래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지만, 높은 소득세율이 성장을 저해한다는 증거는 통계적으로 발견할 수 없다.

 

세금을 더 거두는 것이 궁극적으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가를 알기 전에는 평가할 수 없다. 조세수입의 일부가 국가부채를 갚는 데 사용된다면 저축과 투자가 증가하여 성장이 촉진될 것이다.

 

세금을 더 내게 된 사람들이 저축을 다소 덜 한다 해도 이 효과가 완벽히 상쇄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내는 세금의 일부는 그들의 소비로부터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조세수입이 높은 사회적 투자수익을 보장하는 교육, 사회 기반 시설, 연구 활동과 같은 공공투자에 지출된다면 경제성장은 더욱 촉진될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공공투자가 저조했던 것을 감안하면 그 혜택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사람들이 좋은 투자 기회가 있음에도 자금 조달에 제약받게 된다면 효율의 저하는 매우 클 수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창업기업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자금 조달이다. 고등교육 기회가 부모의 재력에 달려 있고 고등교육의 개인소득 증가 효과는 매우 크다.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은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에게 훨씬 더 중요한 이슈다. 

 

빌 게이츠가 이미 부자가 된 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투자자금을 모으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미 부자가 된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거두는 것은 앞으로 부자가 될 사람들로부터 세금을 더 거두는 것만큼 경제성장을 저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고소득자들로부터 세금을 더 걷는 것은 그 자체로서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지 않은 현재 미국의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하나의 수단으로써 사용하지 않을 이유도 없는 것이다.

 

Diamond 교수는 MIT의 명예교수이고,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다. Saez는 UC 버클리대학의 경제학 교수다.

 

출처: The Wall Street Journal, 2012년 4월 23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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