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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큐의 경제학

제7장 소비자, 생산자, 시장의 효율성(2)

by 우주토마토 202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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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6 - [맨큐의 경제학] - 제7장 소비자, 생산자, 시장의 효율성 (1)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는 경제학자들이 판매자와 구입자의 후생을 측정하는 기본적인 분석 도구다. 우리는 이를 사용하여 경제학의 근본적 질문인 '자유로운 시장 기능에 따른 자원 배분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선의의 사회계획자

시장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가상의 인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선의의 사회계획자이다. 선의의 사회계획자는 독재자다. 이 계획자는 모든 사회 구성원의 경제적 후생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계획자는 한 사회의 경제적 후생을 측정하는 기준부터 결정해야 한다. 한 가지 기준은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의 합이다. 소비자잉여는 소비자가 시장에 참가하여 얻는 이득이고, 생산자잉여는 생산자가 얻는 이득이다. 따라서 총 잉여를 사회 전체의 경제적 후생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 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경제적 후생 지표를 잘 이해하기 위해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가 어떻게 도출되었는지 상기해보자.

  • 소비자잉여=소비자가 누리는 가치-소비자가 지불한 금액
  • 생산자잉여=공급자가 받는 금액-공급자가 치르는 비용
  • 총 잉여=(소비자가 누리는 가치-소비자가 지불한 금액)+(공급자가 받는 금액-공급자가 치르는 비용)

즉 총 잉여는 소비자가 누리는 총가치에서 그 재화를 공급하는 데 필요한 공급자의 총비용을 뺀 것이다. 

자원 배분이 총 잉여를 극대화할 때 우리는 이러한 배분을 효율성이라고 한다. 배분 상태가 효율적이지 않다면 시장 거래로 얻을 수 있는 이득 중 일부를 얻지 못한다. 예를 들어 어느 재화의 생산이 생산비가 가장 낮은 생산자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원 배분은 비효율적으로 된다. 이때 고비용 생산자에서 저비용 생산자로 생산활동을 이전한다면 사회적 총비용이 낮아지므로 사회적 총 잉여는 증가한다. 마찬가지로 어떤 재화에 가장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자가 소비하지 못한다면 이는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이다. 이때 소비가 낮은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자에서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자로 이전된다면 총 잉여는 증가한다.

선의의 사회계획자는 효율성에 더하여 형평성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에 경제적 후생이 균등하게 배분되는 것을 형평성이라 한다. 시장에서 거래를 통해 창출되는 잉여는 마치 시장 참여자들에게 배분되어야 하는 파이와 같은 것이다. 효율성의 문제는 과연 가장 큰 파이가 만들어졌는가 하는 것이고, 형평성의 문제는 이 파이가 균등하게 배분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서 선의의 사회계획자는 효율성만을 목표로 한다고 전제한다. 그러나 현실 세계 정책담당자들의 주요 관심 사항에는 형평성도 포함되어 있다. 

 

시장균형에 대한 평가

수요와 공급이 균형에 도달한 상태에서 자원 배분이 효율적인가? 총 잉여가 극대화되는가? 여기에 대한 답을 알기 위해서는 항상 기억해야 할 사항이 있다. 어떤 수요자와 공급자가 시장에 참가해야 하는지가 균형가격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어떤 재화에 대해 균형가격보다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수요자만 재화를 구입할 것이고, 균형가격보다 낮은 가치를 부여하는 수요자는 구입하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재화의 가격보다 비용이 낮은 공급자만 재화를 만들어 공급하려 할 것이고, 생산비용이 균형가격보다 높은 공급자는 이 재화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는다.

 

1. 자유로운 시장은 공급된 재화를 지불용의가 가장 큰 수요자에게 배분되도록 한다.

2. 자유로운 시장은 생산비가 가장 저렴한 공급자에게 수요가 배분되도록 한다.

3. 자유로운 시장에서 생산된 재화의 수량은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의 합을 극대화하는 수량이다.

 

균형거래량이 주어지면 선의의 사회계획자는 소비자와 생산에 대한 자원 배분을 변화시키더라도 경제적 후생 수준을 증가시킬 수 없다. 그러면 사회계획자가 재화의 수량 자체를 늘리거나 줄임으로써 경제적 후생을 증가시킬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수요곡선은 수요자가 재화에 대해 부여하는 가치를 나타내며, 공급곡선은 공급자의 비용을 나타낸다. 균형거래량보다 적은 수량에서는 수요자가 느끼는 가치가 생산비용보다 크다. 따라서 생산량과 소비량이 증가하면 총 잉여가 증가한다. 거래량이 균형거래량에 도달할 때까지 성립한다. 마찬가지로 거래량이 균형거래량을 초과하면 수요자가 느끼는 가치는 생산비용보다 작아진다. 여기서 생산량을 줄이면 총 잉여는 증가한다. 그리고 총 잉여는 거래량이 정확히 균형거래량과 일치할 때까지 증가한다. 따라서 총 잉여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사회계획자는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교차하는 균형거래량을 선택하면 된다. 이처럼 세 가지 결론에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때 총 잉여가 극대화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시장 균형에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의의 계획자는 시장에서 나타난 결과를 그대로 두면 된다.

 

이와 같은 자유방임 정책을 프랑스어로 '레세페르'라고 하는데, 이는 직역하면 '하도록 허용한다'는 뜻이지만 의역하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해준다'는 의미다. 계획자가 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사회로서는 다행이다. 선의의 독재자가 총 잉여를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량을 어떻게 결정할지 생각해보는 것은 좋은 연습문제지만,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 세계의 독재자는 여기에서 우리가 가정하듯이 착한 사람이 아니다. 착한 독재자를 찾아낸다고 해도 그가 완벽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리 없다. 우리의 사회계획자가 시장 기능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효율적인 자원 배분 상태를 추구한다고 생각해보자. 이를 위해 그는 모든 소비자가 각각의 상품에서 느끼는 가치와 모든 생산자가 각각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치르는 비용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정보는 그 시장뿐 아니라 이 경제에 존재하는 수천 개의 다른 시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바로 이런 이유로 계획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회계획자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파트너를 선택한다면 일은 쉬워질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소비자와 생산자가 가진 정보를 반영하여 모든 사람에게 경제적 효율성의 관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낸다. 이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자유로운 시장을 경제활동을 조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의 효율성과 시장실패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를 사용해 자유시장의 효율성을 평가하고 수요와 공급 기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수요자와 공급자는 자신의 후생에만 관심을 갖지만, 이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수요자와 공급자 전체의 이득을 극대화하는 균형으로 인도된다. 그러나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은 몇 가지 가정하에서 성립된다. 이 가정들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시장균형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이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첫째, 시장이 완전 경쟁적이라는 가정이다. 그러나 현실 경제에서는 경쟁이 완전하지 못한 경우가 흔하다. 어떤 시장에서는 일부 공급자나 수요자가 시장 가격을 조절할 수 있다.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시장지배력이라고 한다. 시장지배력은 가격과 수량을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된 시장균형에서 이탈하게 하기 때문에 시장 성과를 비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둘째, 시장 성과가 수요자와 공급자에게만 적용된다는 가정이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수요자나 공급자의 의사결정이 시장에 전혀 참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경오염이 그 예다. 농업에서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은 살충제 공급자와 농민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현상을 외부효과라고 한다. 외부효과가 존재할 경우 경제적 후생은 수요자가 느끼는 가치와 공급자의 비용 외에 다른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수요자나 공급자는 소비량이나 생산량을 결정할 때 이러한 외부효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관점에서 시장균형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

시장지배력과 외부효과는 시장실패라는 일반적인 현상의 일종이다. 시장실패란 자유방임 상태의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시장실패가 존재할 때 정부는 정책을 통해 문제를 해소하고 경제 효율을 향상할 수 있다. 미시경제학자들은 어떤 경우에 시장이 실패할 수 있으며, 어떤 정책들이 최선의 치유방안인지 연구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인다. 여러분은 앞으로 경제학을 계속 공부하면서 여기에서 소개된 후생경제학의 여러 가지 분석 도구가 이런 노력에 항상 적용됨을 볼 것이다. 

시장실패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시장에서 우리가 이 장에서 도입한 가정들이 잘 성립하며, 시장의 효율성에 관한 우리의 결론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후생 경제학적 분석과 시장의 효율성 분석은 여러 가지 정부 정책의 효과를 규명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요약

  •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의 합을 극대화하는 자원 배분을 효율적이라고 한다. 정책담당자들은 경제활동 결과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형평성에도 관심을 갖는다.
  • 수요와 공급의 균형 상태에서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의 합이 극대화된다. 즉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수요자와 공급자가 자원 배분의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 시장지배력이나 외부효과의 존재로 시장실패가 발생하는 경우 시장 기능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한다.

<간단한 퀴즈>

삼겹살의 수요와 공급곡선을 그리고, 균형 상태에서 생산자잉여와 소비자잉여를 나타내라. 삼겹살을 더 생산하면 총 잉여가 감소하는 이유를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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