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해수항. 갯벌게 키우기. 140일간 기록.

2023.05.15 - [물생활일기] - 무환수 어항 근황. 그리고 나름 해수항.. 갯벌게 키우기(물생활 네번째 기록)

무환수 어항 근황. 그리고 나름 해수항.. 갯벌게 키우기(물생활 네번째 기록)

이전에 잠깐 기록했던 갯벌게 키우기... 140일간의 기록.

5월 7일 갯벌에서 게를 잡았다

5월 7일 갯벌에서 게를 잡아 왔습니다. 그냥 통에 넣어놨더니..

큰아들 말이 왜 물고기들 어항처럼 살 수있게 안해주냐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얼마나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어찌저찌 검색해서.. 

소주컵 계량으로 해수염 넣어주고 집에 있던 달팽이 키웠던 통을 이용해 나름 해수항을 만들었습니다.

5월 9일 처음 셋팅한 어항. 갯벌에서 돌을 주워왔습니다. 그러면 안될거는 같은데.. 죄송합니다

집에 있던 측면여과기를 설치해 주었는데 뭔가 여과력이 달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5월 10일 자작여과기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아이가 무슨 체험학습 같은곳에서 알로에 효소? 만들어왔던 통과 굴러다니던 모터하나를 이용해서

칼로 구멍 내고 다 쓴 마스카라를 달궈서 구멍을 뚫고 어찌저찌 여과기를 만들었습니다.

수류가 너무 쎈거 같아서 돌로 막아보았는 물이 너무 튀더라구요

 

잘 적응하는 것 같아보였습니다. (잘 적응하고 있는거 맞지???)

5월 11일 모터 출수구 쪽에 스펀지를 고정해주고 고인돌마냥 레이아웃을 했습니다. 최종 세팅 완료.

아직은 물이 약간 뿌연 상태였지만 몇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5월 16일 잊고 몇일 지냈더니 물이 맑아졌습니다. 해수항 성공??? ㅋ

5일이 지나자 물이 눈에 띄게 맑아졌습니다. 

갯벌게는 그냥 해수항처럼 키우면 되는거였나?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5월 18일 고인돌 위에 올라와 있는 녀석들.

총 몇마리를 넣었는지는 모르겠어요. 열댓마리를 넣었던거 같은데 자기들끼리 잡아먹기도 하고

물고기 사료를 주었는데 먹는 게도 있고 안먹는 게도 있고 도무지 모르겠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도둑게처럼 육지부분을 만들어주고 물 수위를 낮춰줬어야 했나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물 수위를 낮춰줄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네요. 

 

5월 21일 갑자기 물이 뿌옇게 되어 있었어요

5월 21일. 물이 뿌옇게 변한걸 발견하고 보니 이렇게 동족상잔을... 자세히 보면..

갯벌게가 갯벌게를 뜯어먹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보니 시체들이 좀 있더라고요.. 그래서 건져내주고 일부 환수를 해주었습니다.

6월 16일 아주아주 더러워진 물

네.. 사실 그렇다할 관리를 하진 않았습니다.. 

먹이를 안주는 것 같아서 물고기 사료를 너무 과하게 준 탓이 아니었던가 생각해봅니다.  

여과기 청소 대충 하고 물을 새로 갈아주었습니다.  이쯤되니 3마리만 생존해있었습니다...;;;

아마 물고기 어항으로 치면 과밀이었을까 싶네요.

작은 사육통에서 적정 사육마리는 3마리였나봅니다..

 

 

7월 25일 최후의 생존자 3마리. 먹이 피딩중..;;

7월 25일 갯벌 게들 밥을 챙겨주는 것이 자꾸 소홀해집니다. 먹이를 투하하면 자꾸 못찾아먹고..

먹이 못찾아먹으면 수질이 오염되고.. 관리하기는 귀찮고..

이미 어항이 이거 말고 6개나 되는 상태;; ㅋㅋ

7월 초쯤부터는 잉어도 키우기 시작했었거든요...;; 

관리도 잘 안해주는데 언제까지 사나 보자 싶었다고나 할까요. 

언제까지 사나 보자 하는 맘으로 키운게 이제와서는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7월 27일 아침 갯벌 게 탈출 소동

7월 27일 아침 현관문 앞에 괴생명체가 있는 것을 발견.. 너무 놀랐는데 알고 봤떠니 우리집 갯벌 게였습니다.

갯벌로 돌아가고 싶었니.. 미안해..

저희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부두가 있거든요.. 걸어서도 가는 거리..

여러번 집앞에 풀어주러 가자고 했는데 아이가 싫다고 죽을때까지 키워보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있었습니다.

그 얘기를 들었는가.. 자력으로 가려고 했는가.. 

뚜껑틈으로 어떻게 탈출을 하고 또 어떻게 기가막히게 현관앞에 가있었는지는 미스테리입니다. 

이 녀석은 살아있었지만 약 1주일뒤에 죽었습니다... ㅠㅠ 데미지가 있었던건지.. 

 

8월 13일 고인돌 위에서 식사중

8월 13일. 예전에 마지막으로 환수한 뒤에 전혀 환수 하지 않았습니다..;; 
물은 쨍한 느낌이지만 약간 노랏빛이 띕니다. 그래도 희한하게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8월 25일 두마리 중 먹이 반응이 약하던 녀석이 먼저 용궁으로 갔습니다.. 남은 개체수 1마리..

8월 25일 남은 두마리 중에 먹이를 주면 소심하게 반응하던 게가 용궁으로 갔습니다.. 

굶어 죽은게 아닐까 싶어요.. 미안하다 갯벌게들아 ㅠㅠ

바위에 초록초록한 이끼들이 생겨난게 보이실까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만 했는데..

그게 아니었던것도 같고 그렇습니다. 생각해보니 저게 생긴 뒤에 그다음에 바닥에 이상한게 생긴거 같네요.

9월 3일 홀로 남은 외로운 갯벌 게 한마리

9월 3일. 홀로 남은 외로운 갯벌게는 먹이를 주면 받아 먹고 똥도 싸는 걸로 보여졌습니다. 

혼자 남은 김에 오래오래 살아라 밥 열심히 챙겨줄게... 했는데... 

부족했는지... 역시 자연환경과 너무 달라서 그랬는지.. 

이제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육지? 이런게 없어서 그랬을까 .... 잘 모르겠습니다.

9월 24일 그 전날 생선살을 줬는데 잘 먹었나 볼라고 봤더니 이상하다... 마지막 녀석 용궁가다..

9월 24일 마지막 남은 한마리 용궁가다. 140일간의 갯벌게 키우기 종료..;;

그 전날 신랑이 회를 먹었는데, 회 한조각을 넣어줬는데... (사진에 보이는 하얀물체)

아마 그거때문이었는지 ... ㅠㅠㅠ 미안하다 미안해 미안한 마음뿐인 갯벌게 키우기...

9월 24일 마지막 사진.

마지막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바닥에 뭔가 초록빛갈 이물질들이...

어느 순간 스물스물 생기더니 부쩍 많아져 있던것은 알았지만...

잉어항과 45큐브항에 신경을 쓰다보니 (환수노예로 지냄) 너무 귀찮았어요.. 알아서 잘 살려니 했습니다..

아마도 여름 나면서 올라간 수온 영향도 있지 않았을까 싶고.. 

중간에 사이펀질좀 해주고 물을 한번 갈아주었더라면 더 오래살았을까

사실 언제죽냐 왜 안죽냐 이랬는데 막상 마지막 한마리마저 떠나니 몰려드는 죄책감..

5월 7일부터 키워온 갯벌게는.. 마지막 한마리가 140일을 살고 갔습니다..

갯벌게 키우기 종료.. 아마 이제는 갯벌게는 키우자고 안할거 같습니다.

도둑게를 키우고 있으니까요.. 도둑게는 정말 잘 지내고 있습니다.

3마리 모두 탈피를 했어요. 

2023.09.13 - [물생활일기] - 도둑게 키우기. 도둑게를 키워봅시다. (가재는 덤)

도둑게 키우기. 도둑게를 키워봅시다. (가재는 덤)

저희집 수족관 변천사와 또 다른 기록들 다시 틈나면 남겨야겠어요.

 

갯벌게 키우기 참고사항

1. 갯벌에서 가져온 모래는 안된다고 해서 모래를 사서 넣었습니다. 

2. 일반 물고기라고 생각하고 여과장치를 해주었습니다.

3. 박테리아재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4. 여과재는 새것을 사용했습니다.

5. 해수염을 소주컵 계량으로 대충 했습니다.

6. 물이 줄어들 시에는 그냥 수돗물만 보충해주었습니다.

7. 환수시에는 100% 환수를 하려고 노력하며 환수했습니다.

8. 물고기 사료 거북이 사료 새우 사료 다 먹여보았는데 거북이 사료가 반응이 제일 좋았습니다.

9. 갯벌에서 주워온 돌들은 대충 물에 씻어서 사용했습니다.

10. 추측성이지만 물높이가 너무 높았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11. 또 추측성이지만 육지면이 너무 없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12. 마지막.. 관리 잘하면 140일 이상도 키울수 있을거 같기도 합니다.